(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녹색의 나라 르완다(Rwanda)의 '제25주년 해방의 날'과 '제56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르완다 대사관이 주최한 National Day 행사가 4일 오후 밀레니엄 힐튼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렸다.
National Day 행사에는 엠마 프랑수와즈 이숨빙가보(Emma-Françoise Isumbingabo) 주한르완다 대사와 이주영 국회부의장 장재복 대한민국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홍진욱 대한민국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정부기관, 외교부, 각 국가 외교관, 각 부처 기관장, 각 협회장 단체장, KOTRA 기업 임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엠마 프랑수와즈 이숨빙가보 대사는 기념사를 통해 "1994년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이 끝났을 때 국가전체의 사회 경제적 구조가 파괴 되었고 사회기반시설도 모두 황폐화 되었다”면서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했다"고 말했다.
엠마 대사는 이어 "르완다 정부는 르완다 문화와 전통방식을 바탕으로 국가재건과 국가의 공통된 정체성 공유노력의 일환으로 국가의 요구와 상황에 맞게 개발 프로그램을 풍요롭게 하게 개조했다"면서 "그 결과가 자국에서 시작된 자생적 해결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엠마 대사는 이 같이 설명한 후 "르완다는 경제개혁 의제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러한 정책은 경제 변화 요구에 따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르완다의 비전은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하고 2020년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중간소득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르완다는 1994년의 비극을 '기억, 통합, 그리고 새로운 시작(Remember, Unite, Renew)'으로 지혜롭게 극복해 왔다"며 "희생당한 사람들을 떠올리고 이러한 잔혹한 일이 르완다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이어 "한국은 르완다와 닮은 점이 많다"면서 "식민 통치 및 동족상잔의 아픈 역사와 그 이후 폐허를 딛고 일어난 빠른 발전의 경험을 르완다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그러면서 "한국은, 르완다의 회복 노력을 적극 지원하는 중요한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성우 한아프리카협회 상임이사이며 세계문화경제포럼의 사무총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외교부 및 아프리카 국가의 대사들과 함께 상호 문화교류와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길 원한다"며 "사회 문화 경제 교육 예술 철학 등 전반에 걸쳐 관광산업의 4차 산업 혁신을 지원하고 세계문화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앙부에 있는 나라이다. 1885년 독일 식민지에 편입되었다가 1919년 벨기에의 위임통치와 신탁통치를 거쳐 1961년 자치정부를 수립하고 이듬해 독립했다. 우리나라와 수교는 지난 1963년에 이루어졌으나 르완다 국내 사정으로 두 차례 폐쇄된 후 2011년 재수교 되었다.
르완다는 후투족이 전체 인구의 80%를 넘는 다수이고 투치족이 소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벨기에의 식민지일 때 소수인 투치족을 우대하는 정책이 훗날 내전이라는 불씨를 낳았다.
투치족이 후투족을 지배하는 구조는 독립 후에도 계속되어 급기야 1973년 후투족에 의한 쿠데타로 정권이 뒤바뀌고, 1990년 우간다로 망명했다가 들어온 투치족 반군이 후투족 정부군에 대항하게 된다. 투치족 반군을 일컫는 '르완다 애국전선'(Rwandan Patriotic Front, RPF)이 1990년 10월 1일부터 1993년 8월 4일까지 후투족 정부군과 내전을 벌였다.
이후 1994년 4월 후투족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격추되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며 투치족이 배후라고 지목되면서 거의 100일에 걸쳐 대학살이 자행되었다.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이 주로 살해된 '르완다 내전(대학살)'의 희생자는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학살에는 사탕수수 등을 자르기도 하지만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칼인 '마체테'가 많이 사용되었다.
'르완다 내전'의 전범으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인원은 82명이고, 2004년 기준으로 20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다. 학살을 방관하거나 막으려고 하지 않은 사람은 기소되지 않았다 한다.
'르완다 내전'의 참상은 일반 방송보다는 2004년 제작된 영화 '호텔 르완다'를 통해 많이 알려진 바 있다. 배우 '돈 치들(Don Cheadle)'은 당시 1,268명의 생명을 지켰던 르완다 '밀 콜린스' 호텔의 지배인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호텔 르완다'는 2005년 아카데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i24@daum.net